276만 명 대상 코호트 메타분석 결과…운동군, 비운동군보다 발병률 19~25%↓
방사선 노출 외 뚜렷한 원인 없던 갑상선암, “운동이 유의미한 예방 요인 가능성”
운동, 호르몬·염증 조절 통해 발병 억제 기전 작용…“추가 연구 필요”

갑상선암의 발병 위험을 규칙적인 운동이 25%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양평 카페리노_2025.11.09) / 사진 = 이천시
갑상선암의 발병 위험을 규칙적인 운동이 25%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양평 카페리노_2025.11.09) / 사진 = 이천시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예방이 어렵다고 알려진 갑상선암의 발병 위험을 규칙적인 운동이 25%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보건AI학과, 가정의학과 전문의)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코호트 연구 9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운동이 갑상선암 발생 위험을 19~25%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메타분석에는 총 276만4014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갑상선암 환자는 1만5166명이었다. 연구팀은 주요 의학 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와 엠베이스(EMBASE)를 활용해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의 질적 수준을 평가해 통계적으로 검증했다.

전체 9편을 종합했을 때는 운동과 갑상선암 간 뚜렷한 상관관계가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 시행된 연구, 2015년 이후 발표된 연구, 연구의 질이 높은 논문만 따로 분석한 결과, 운동이 갑상선암의 발병률을 19~25%까지 유의미하게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2022년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은 전체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방사선 노출 외에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명 교수 연구팀의 결과는 이러한 통념을 바꿀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운동이 갑상선암의 위험을 줄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생리적 기전이 제시됐다. 운동은 갑상선세포 증식을 자극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에스트로젠, 인슐린,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 등의 농도를 낮추고, 만성 염증을 완화해 암세포의 성장 환경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명 교수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만 효과가 두드러진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국제육체활동설문지(IPAQ)를 활용한 신뢰도 높은 분석이 늘어나고 있다”며 “향후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이번 결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는 호주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 의학과 조혜람 학생이며, 교신저자는 명승권 교수다. 해당 논문은 SCIE 등재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Clinical Oncology』(국제임상종양학저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운동이 단순한 체중 관리나 심혈관 건강뿐 아니라 갑상선암 예방의 중요한 생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운동 강도와 빈도에 따른 예방 효과를 규명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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