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세월 후회가 많아 무심코 나선 걸음이
또 당신 집에 와버렸는데 당신은 여전히 없네요
뽀얀 담배 연기처럼 안개비가 내려앉은 거리를
그때처럼 길을 잃고 헤매다 주저앉아 울었어요
그때 당신 내 집에 와 있었다지요 엇갈렸네요
안개 속에서 헤매며 걷다가 한순간 뭉클했는데
아마 그때가 당신과 내가 마주칠 때였나 봅니다
내가 미처 못 보았어도 당신은 알고 있었겠지요
눈물이 빗물처럼 흘러내려 그때 나는 말이에요
당신이 왜 내 손을 잡지 않았는지 정말 몰랐어요
그러나 세상이 따뜻한 빛이라는 걸 이제 알아요
오늘도 엇갈림 속에서 두 손 모으고 눈 감았지만
그 속에도 여전히 당신 웃으며 함께 하시겠지요
이제 내 속엔 오색 희망이 기지개 활짝 폅니다
그때 당신도 날 찾아왔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시평詩評
누군가 말했다. 열정은 아이큐와 무관하고 천재라는 말과도 무관하다고. 어느 세미나 장에서 강사는 자신이 읽은 책 속의 몇 줄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학생들을 모아 헬스장에서 런닝머신을 뛰게 한 적이 있었다고. 그 후 몇 십년이 지난 후 그 학생들의 삶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 그 날 런닝머신을 뛴 학생들 중 성공한 학생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 극한의 한 발짝이라도 뛰어 넘어 열심히 뛴 사람들 80% 가량이나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성공을 해서 부와 성공을 한 번에 거머쥐게 되었다고. 이 말은 열정과 최선, 인내와 같은 힘이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자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열정을 보태면 자기가 꿈꾸는 인생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발짝을 더 나가고 덜 나간나는 것은 어쩌면 중요하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런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끈기와 인내가 합쳐져서 크든 작든 성공의 대열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이 문구는 공영란 시인을 보며 떠올리게 된다. 그녀는 세상의 성공적 결과에 대한 보상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시를 쓰거나 일을 하거나 그녀는 열정적이며 최선을 다 한다. 이미 두 번의 암도 이겨내 정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번 공영란 작가의 시는 그런 자신의 인생을 시라는 명제 하에 두고 써 내려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인으로, 시인으로, 평론가로, 기자로 작사가로, 작곡가로 그녀는 세상과 공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다시 한 번 읽어 보시라. 그녀의 시에서 진정한 삶의 무늬가 보여지지 않는가. 어쩌면 인생은 엇갈리며 성장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암을 극복해 나가며 삶으로 복귀하는 심정을 빗댄 공영란 시인의 시에 주목할 필요가 충분히 있음을 만방에 알린다.
<경기문학인협회장/ 경기산림문학회장/ 수원예총 부회장 정명희>
약력
등단:《대한문인협회》시,《동해문학》수필,《신정문학》시조,《종합문예유성》평론. 수상: 문학과 비평 작가회 타고르 문학작가상, 경기문학인협회 자랑스러운 경기문학인상, 제3회 김해일보 신춘문예 대상, 뮤즈문화예술 수필 대상, 국자감문학 가곡작사 대상, 서울시민문학상. 한국수필문학상 외 다수
작가, 기자, 칼럼니스트, 작사가, 한국가곡작사가협회 이사, 시와글벗 & 경기문학인협회 & 경기산림문학회 사무국장, 커피하길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