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제외 전 연령대 ‘반대’ 다수
참전국 조형물 설치 사업…시민단체 “광장 정체성 훼손”
“시민 82% 사업 자체 몰라”…공감대 부족·예산 논란 제기

감사의 정원 조감도. (2025.06.08) / 자료 = 서울시 제공
감사의 정원 조감도. (2025.06.08) / 자료 = 서울시 제공

【서울 = 서울뉴스통신】 최정인 기자 =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추진 중인 ‘감사의 정원’ 사업에 대해 서울 시민 다수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문화연대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티앤오코리아에 의뢰해 20~74세 서울 시민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민 60.9%가 해당 사업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반대가 더 높게 나왔으며, 특히 50대(65.1%), 30대(64.1%), 40대(60.1%), 20대(53.8%) 순으로 반대 의견이 높았다. 60대 이상은 반대 44.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감사의 정원’은 한국전쟁 참전국 22개국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광화문광장에 설치해 참전국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 시민과 함께 감사의 의미를 나누겠다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7m 높이의 화강암 기둥 형태 조형물 23개를 세우고, 지하에는 참전국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공간 조성도 계획 중이다. 조형물은 6·25 전쟁 당시 국군 및 유엔 참전용사의 예우를 의미하는 ‘집총경례’ 동작을 모티브로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조형물 형태와 위치가 광화문광장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훼손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76개 국어단체가 참여한 기자회견에서는 “세종대왕 동상 인근에 난데없는 참전 기념물이 들어서 광장의 조화와 상징성을 해친다”며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조사에서는 시민들의 인지도 부족 문제도 드러났다. 한글문화연대는 응답자의 82.3%가 서울시가 해당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약 206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시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예산 낭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온라인 패널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 수준에서 표본오차는 ±4.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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