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 지역·시세차익 기대 단지에 청약 쏠림 심화
수도권 외곽·지방은 미달 속출…청약 양극화 가속
고금리·규제 속 ‘옥석 가리기’ 본격화 전망

【서울 = 서울뉴스통신】 이성현 기자 =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 강남·송파·과천 등 선호 지역과 시세차익 기대감이 높은 단지에는 수만 명의 청약자가 몰리지만, 수도권 외곽과 지방에서는 미달 사태가 반복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고금리 환경 속에서 청약 수요가 ‘될 곳’에만 집중되는 구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15개 단지 1순위 청약에는 총 27만5766명이 신청했다. 전국 1순위 청약자 약 62만 명 중 44.4%가 서울에 몰린 셈이다. 정부의 6·27 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주요 지역의 청약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실제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이달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5만4631명이 몰리며 237.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9월 공급된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 역시 6만9467명이 신청해 평균 631.6대 1이라는 고공 경쟁률을 나타냈다. 분양·입주권 거래량 또한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 1~10월 거래 건수는 1101건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약 45.83% 늘어났다.

반면 수도권 외곽과 지방 단지는 당첨자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수원 ‘엘리프 한신더휴 수원(D3)’은 534가구 모집에 603명 신청에 그쳤고, 전용 75㎡ 한 개 타입만 마감됐다. 평택 ‘브레인시티 비스타동원’은 1577가구 모집에 52명만 접수돼 경쟁률이 0.03대 1에 불과했다. △김천혁신도시 동일하이빌 파크레인(0.56대 1) △파주 운정 아이파크 시티(0.58대 1) △여수 효성해링턴 플레이스(0.77대 1) △부산 해링턴플레이스 명륜역(0.51대 1)도 미달 사례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금리 부담과 대출 규제 강화 속에서 청약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입지, 분양가, 브랜드 선호도, 개발 기대감 등 가치 요소에 따라 분양 성적의 차이가 극명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권대중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와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 수요가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합리적 분양가와 시세차익 기대감이 높은 단지로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