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발사 이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서울=서울뉴스통신】 강재규 기자 = 북한이 3일 6차 핵실험을 강행한 가운데, 여야가 북의 도발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동시에 냈다. 하지만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비판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긴급 지도부회의에서 "김정은 정권의 무모한 핵실험은 자기 파괴적 오판일 뿐"이라며 "북한의 안전과 자국을 지키기는커녕 한반도를 위기로 몰아넣고 북한의 운명을 스스로 고립시키는 정치 도발로 끝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대표는 "지금의 위기는 과거의 북한 핵, 미사일 도발과 차원이 다른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을 뜻하는 것"이라며 "정치권은 하나된 목소리로 한반도 정세에 적극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야당의 협조를 요구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는 "제1야당으로서 책임을 다 해주길 바란다"며 국회 복귀를 요구했다.

전날 정기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 방침을 결정한 자유한국당은 이를 재확인했지만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 참석 여부는 4일 의원총회와 최고위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은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모든 압박과 핵폐기 노력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최고 수위의 분노를 담아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미국, 국제사회와 함께 중국의 대북유류 수출 중단 등 강력하고 실질적인 대북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 핵무기 폐기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그간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강화를 논의하는 동안,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무시한 채 대화를 고집하는 등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보내왔다"며 "이번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책임 또한 크다"며 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참여하는 북핵 관련 긴급 안보대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북핵 관련 입장을 내어 "평화와 대화의 길을 거부하고 끝내 핵무장과 대결의 길을 택한 북한은 이제 더 이상 합리적인 상대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 대북 대화에 매몰돼선 안 된다"며 "대화할 의지조차 없는 북한, 대화할 상대도 아닌 북한에 대화를 말하는 것은 이제 구걸에 가깝다"고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웠다.

바른정당은 한미동맹 강화에 무게를 뒀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전쟁불가론이 북한의 6차 핵실험이 나오도록 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비판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정은의 광기를 저지하려면 결연한 자세로 국제사회와 공조,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국민에게 이 국면의 엄중함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정의당은 김종대 원내대변인 현안 브리핑에서 "모든 관계 당국이 전쟁의 길이 아닌 평화의 길로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특히 우리 정부가 이 비상한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을 통해 안보를 지키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소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했던 '레드라인'의 기준을 넘지 않았다고 밝혀 야권의 현실 인식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이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인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 스스로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완성단계 진입을 위해 이번 핵실험을 했다고 표현한 것을 보면 여전히, 아직도 가야할 길은 남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말은 아직 완성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라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즉, "레드라인은 구체적으로 핵과 미사일, ICBM의 결합이라고 말했는데, 북한의 발표 내용만 봐도 '완성단계의 진입을 위해서'라는 표현을 계속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3일 오후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6차 핵실험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휴일을 맞아 외출 외박에 나섰던 육군 장병들은 속속 부대 복귀를 하는 모습이었다.

저작권자 © 서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